'속편에도 종류가 있다?'
올해 여름에도 많은 속편 영화들이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은 만큼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기대를 제대로 만족시키려면 속편도 잘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 속편이 그냥 '전편의 다음 이야기'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했다가 분위기만 비슷한 '다른 이야기'를 보고 올 수도 있다. 줄거리는 모르는 채 영화관에 가더라도 속편 유형은 입맛대로 골라 보자.
▶오리지널 속편-진짜 다음 이야기
가장 본래 의미에 충실한 속편들이다. 궁금증을 주고 끝낸 전편의 다음 이야기를 다룬다. 원래 의미의 속편인 만큼 이런 유형의 영화가 가장 많고 장르도 다양하다. 3편 이상의 시리즈로 제작되는 경우도 꽤 있다. 최근 주연배우들의 방한효과로 흥행 효과를 누린 '트와일라잇' 시리즈 3편 '이클립스', 아이와 어른을 모두 웃게 하는 '토이스토리 3', '슈렉 포에버(슈렉4)' 등이다. 또 하반기에는 판타지물인 '해리 포터', '나니아 연대기'도 각각 7탄과 3탄을 개봉할 예정이다. 공포영화로는 전편에서 일주일 후의 이야기를 다룬 '디센트: 파트2'가 있다. 이 영화들은 전 시리즈를 하나로 붙여도 통일감이 있고, 호흡이 긴 하나의 스토리를 즐기면서 볼 수 있다.
▶살짝 겹치지만, 전편 안 봐도 되겠네
전편과 등장인물이나 장소, 소재가 살짝 겹치지만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가 속편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미국 드라마에서 많이 제작되는 일종의 '스핀오프'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익숙한 분위기와 소재에 흥미를 느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에서 신선함을 즐기게 된다. 댄스 영화 시리즈 '스텝업'의 3탄인 '스텝업 3D'가 이런 영화에 속한다. 주인공은 바뀌었지만, '스텝업2-더 스트리트'에도 출연한 애덤 G. 세바니(무스 역)가 3편에도 나오고, 댄스 배틀이라는 소재 역시 그대로다. 이전에는 '엑스맨' 시리즈의 속편 겸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는 '울버린',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두 영화의 주인공을 빌려와 대결시킨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등이 있었다.
▶'다음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 정도만 빌려오고 전혀 다른 스토리를 선보이는 경우다. 이런 식으로 시리즈를 이어가는 경우가 꽤 있다. 개봉작 중에서는 동물 영화 '마음이2'와 공포물 '고사2'가 대표적이다. '마음이2'는 주인공인 개 달이(마음이 역)가 1편에 이어 같은 이름으로 출연하지만, 마음이를 둘러싼 인물과 환경은 전혀 다른 별개의 이야기다. 또 '고사2'도 학교에서 시험과 관련된 공포영화라는 점은 같지만, 출연진과 스토리는 완전히 바뀌었다. 외화 중에서는 이보다 더 심한 사례로 같은 배우가 나올 뿐 완전히 다른 영화인데도 버젓이 속편 타이틀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옹박2', '레옹2' 등은 각각 토니 쟈,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나올 뿐 전편과 전혀 다른 영화였는데도 제목에 2편을 달고 나왔다. 이는 전편의 인기를 좀 더 이용하기 위한 방편이지만, 관객들은 뒷얘기가 아닌 얘기에 당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