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첫 9초대… '백인 볼트' 등장에 유럽 떠들썩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단번에 수퍼스타가 됐다. 인기 하락세이던 육상이 볼트 때문에 살아났다고 할 만큼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볼트는 현재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의 세계기록 보유자다.

그런데 요즘 유럽이 이에 맞설 만한 스타 파워를 가진 '하얀 볼트'의 등장으로 떠들썩하다.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200m·400m계주를 석권한 백인 스프린터 크리스토프 르매트르(프랑스)가 등장한 것이다.

올해 20세에 불과한 그는 이번에 100m는 10초11로, 200m는 20초37로 우승했고, 2일 계주도 38초11을 기록하며 3관왕에 올랐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열린 프랑스 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100m를 9초98에 뛰어 백인 중 처음으로 10초 벽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한국 육상계에도 '동양인 체형은 단거리에 부적합하다'는 비관론이 있지만, 이는 백인에게도 해당하는 말이었다. 10초 벽이 깨진 1968년(미국 짐 하인스·9초95) 이후 70여명이 9초대를 수립했으나 순수 백인은 한 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훈남 스타' 르매트르가 단숨에 유럽을 매료시켰다. 그는 비교적 늦은 15세에 육상을 시작했지만 1년 만에 10초대에 진입했고, 18세이던 2008년 세계주니어선수권 200m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였다.

전통적인 근육질 선수가 아니라, 신장이 1m92로 볼트(1m96)처럼 장신이면서도 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팬들이 열광할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

볼트는 새롭게 떠오른 '단거리의 백인 별'에 대해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는 주목해야 할 유럽의 라이벌"이라고 했다. 르매트르는 "나를 볼트와 비교하는 건 아직 말도 안 된다. 세상의 평가와 관계없이 계속 기록에만 신경 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