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흐름 느끼려" 스마트폰 강의 듣는 전문가

지난달 28일 낮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개발자 교육 과정이 열린 서울대 SK텔레콤 연구동의 'T아카데미' 강의실. 25명의 수강생 가운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보인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듣고, 문답 시간이 되자 "WAC(도매 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관계는 어떻게 되느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올 2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병기 서울공대 전기공학부 교수다.

그는 수강 이유에 대해 "강물을 밖에서 바라보면서 '물살이 빠르구나'하는 것과 직접 안에 들어가 보는 것은 경험의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지금껏 통신산업에서 겪지 못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통신이 산업의 중심이었던 세상에서, 통신이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세상으로 넘어가는 거죠. 그 중심에 있는 게 콘텐츠입니다."

이 교수는 "다행히 한국 제품 갤럭시S가 아이폰을 잘 따라잡아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앞으로 아이패드, 애플TV 등 따라가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며 "따라가는 데만 매달리다 보면 매번 허둥대다가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왜 애플이나 구글처럼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새것을 만들지 못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남보다 앞서가려면 시대 흐름을 알아야 하고, 그 흐름 속에 직접 뛰어들어야 핵심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에 다들 휴가 가실 텐데 시원한 바닷바람, 강바람도 좋지만, 대기업이나 정부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분들이라면 여기 참석해서 시대의 바람을 느껴보세요."

강의는 SK텔레콤이 지난달 26일부터 2주간 진행하며, 첫 주는 서비스기획 과정, 둘째 주는 UI(사용자환경)기획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