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쫓기는 白軍

〈제5보〉(56~72)=한·중 두 나라의 바둑 헤게모니 싸움이 갈수록 가열돼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앞날인데, 한국 청소년 기사들이 중국에 약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스럽다. 2000년 이후 입단한 국내 프로들의 대(對) 중국기사 승률이 37.8%(213승 350패)에 머문 것으로 나타난 것. 무명에 가까운 장웨이지에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국내 '거물' 중 한명인 최철한은 97년 입단,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백은 일단 56으로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 57의 강수에 끙끙거리더니 60으로 또 한 번 머리를 내밀고 36계를 서둘렀다. 무조건 '가'에 단수쳐놓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패(覇)가 나면 도저히 당할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참고도 1로 저항하는 것도 앞길이 캄캄하기는 마찬가지. 흑6까지 어렵지 않은 수순을 거쳐 대마가 꼼짝없이 포위망에 갇혀버린다.

결국 흑에게 61 선수 후 63으로 정비하는 수순이 돌아와선 오른쪽 백마저 위기로 내몰리기 시작했다. 70까지 궁도(宮圖) 마련을 위한 몸부림이 처절하다. 흑이 71로 자신의 집을 챙기며 백 대마를 압박하자 백은 72로 붙여온다. 여기서 흑의 일감(一感)은 '나'로 젖히는 수. 하지만 그것이 과연 최선의 수인지는 의문이다. 최철한의 다음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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