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부터 김연아까지… '한국 스포츠 스타' 다큐 美 전역에 방송

한국 스포츠와 선수들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춘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한국 스포츠의 탁월함(South Korea: Focused on Excellence)'이 미국 전역의 공중파를 통해 방영된다. 서울시가 제작비 및 촬영을 지원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가슴의 일장기 때문에 시상식에서 끝내 얼굴을 들지 않았던 마라토너 손기정부터 시작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피겨 여왕 김연아로 마무리되는 스토리다. 월드 축구스타 박지성과 이청용, 골프의 박세리, 양용은, 신지애, 빙상의 이승훈, 야구의 박찬호, 추신수, 김현수 등 10여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등장한다.

제작사인 JPI는 이 다큐 제작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두 달가량 한국·미국·캐나다 등을 방문해 선수들과 만나 과거의 어려움과 미래의 꿈에 대해 인터뷰했다. 또 한국의 쇼트트랙 경기장, 잠실야구장, 심지어 인도어 골프연습장 등을 돌며 꿈나무들도 취재했다. 한국인의 끝없는 열정과 성취를 위한 노력이 10년, 20년 후엔 수십명의 김연아·박지성·박세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얘기다.

감독을 맡은 제이 잘버트 JPI 부사장은 "미국 뉴저지주 크기에 불과한 한국이 축구·야구·골프·스케이팅 등 각 분야에서 스포츠 천재를 배출한 이유가 궁금했다"며 "몇십년에 걸친 한국의 스포츠 혁명과 이를 이끈 선구자들, 그리고 이것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다뤘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연아다. 제작팀은 김 선수 및 오서 코치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숱한 역경을 딛고 정상에 선 과정을 전하면서 "체육인 김연아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잘버트 감독은 "김연아와의 인터뷰는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녀는 매우 우아했고, 즐거워했다.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 다큐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대부분 과정에 기여한 실질적 주역은 뉴욕에서 스포츠마케팅사 ISEA를 운영하는 교포 앤드루 조(한국명 조현준)씨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세계가 놀랄 정도의 성과를 거둔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컸다"면서 "선수들이 이렇게 발판을 마련했는데, 이것을 한국의 홍보와 위상 제고에 활용하지 않는다면 한국으로선 너무 손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8~9월 뉴욕과 LA 등 미 전역 120개 이상 도시에서 ABC, CBS, NBC, Fox 등 지상파를 통해 방영된다. 한인 밀집지인 LA에서는 8월 15일 오후 12시 30분(현지시각) ABC방송을 통해, 샌프란시스코는 같은 날 3시 NBC 방송을 통해, 뉴욕은 8월 중순쯤 방송될 예정이다.

지난 4월 제작사와 후원계약을 맺은 서울시는 제작비뿐 아니라, 제작팀이 서울에 와서 스타들의 훈련을 촬영한 지난 5월에 열흘간 현지 안내를 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김태명 서울시 전략기획팀장은 "스포츠 스타들의 훈련과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한국과 서울을 자연스럽게 간접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다큐멘터리 방영 직전과 중간에 서울시 광고를 내기로 했으며, 한 번 방영에 150만달러의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