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파 대만 棋士끼리 결혼

한국에 바둑 유학을 와 프로의 꿈을 이룬 뒤 귀국해 활동 중인 2명의 남녀 대만 기사가 결혼을 발표했다. 현재 대만 바둑계 1인자로 군림 중인 천스위안(陳時淵·25) 八단과 여류 중견기사 장정핑(張正平·29) 二단이다. 오는 12월 5일 타이베이에서 화촉을 밝힌다. 두 기사는 제15회 삼성화재배 세계마스터즈 대회 출전차 한국에 머물고 있다.

천스위안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97년 내한, 2000년 프로가 된 뒤 5년가량 한국 바둑계를 누볐다. 병역 문제로 2005년 귀국한 그는 이후 대만 4관왕에 오르는 등 최고 기사로 자리 잡았다. 한편 1998년 한국 여류 입단대회를 통해 데뷔한 장정핑은 올 초 대만에 복귀했다.

둘은 닮은꼴 바둑인생을 거치면서도 단순한 선후배로 지내다가 지난해 10월 대만의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 때부터 급속히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바둑 영재들이 예외 없이 일본을 유학지로 택하던 시절 처음 한국 유학시대를 연 두 기사의 결혼 소식에 이들과 친구로 지내온 국내 젊은 기사들도 온통 축하를 보내고 있다.

천 八단은 "우리에게 조국 대만이 아버지라면 한국은 어머니 같은 나라"라면서 "멋진 가정을 꾸미는 것으로 두 나라 팬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