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연탄 工場

〈제9보〉(128~140)="대마 포획을 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하수(下手)다. 공격을 통해 상대의 양보를 받아낸다는 발상이 중요하다"고 프로들은 말한다. '반집'만 남기려는 그들 눈엔 형세 판단이고 뭐고 무조건 '만방'만 지향하는 아마추어들의 무차별 공세가 딱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도 최철한 같은 '임전무퇴'형 불도저들이 종종 나타난다는 건 얼마나 흥미로운 현상인가.

128로 탈출했지만 흑의 맹공은 여전히 계속된다. 131 선수(先手) 활용 후 133으로 다시 포위의 형태를 갖췄다. 134로는 참고1도 1로 밀고 나가고 싶지만 6까지 분단돼 더 괴로워진다. 우변에 백의 '거북 빵때림' 형태가 있는데도 137의 봉쇄가 성립하니 백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139까지 백은 여전히 흑의 거대한 그물 안에 갇힌 모습. 그 와중에 상변은 거대한 연탄공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고심 끝에 140으로 다시 붙여간다. 이 수로 참고2도 1로 버틸 수는 없었을까. 하지만 10에 이르면 상변엔 '연탄공장'이 들어서고 백A의 단점이 남아 패배가 확정된다. 140때 흑 화전(和戰) 양갈래 길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