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고사돌' 권현상, "10년 동안 비결? 교복의 힘"

"나이 서른에 학생 전문 배우가 됐어요."

삼십대 문턱에 서있다는 사실, 동의할 수 없다. 데뷔 후 학생 역할만 네번째. 데뷔작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2008)로 시작해 드라마 '혼'(2009)과 '공부의 신'(2010), 최근 개봉한 영화 '고사2'까지 권현상의 출연 의상은 교복 한 벌로 충분했다.

"제가 원해서 그런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우연찮게 학생 역할만 들어왔어요. 커피 광고 찍을 때도 컨셉트가 '스무살의 고백' 시리즈였고요. 다들 동안이라고 말씀들 하는데, 교복의 힘이 큰 것 아닐까요. 교복이라는 게 누굴 입혀놔도 학생처럼 보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보다 나이 많은 형도 '고사2'에 학생역으로 나왔는 걸요."

가장 궁금한 건 '10년 동안의 비결'이었다. '동안의 애로점'도 함께 물었다. "비결은, 글쎄요. 꾸미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보니 '공부의 신' 찍을 땐 머리카락 길이도 짧았는데 그때 집 앞 편의점에 담배 사러 갔다가 신분증 보여달라고 해서 줬더니 깜짝 놀라며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군대 다녀왔다고 하면 놀라고 예비군 끝났다고 하면 한 번 더 놀라곤 하죠."

'고사2'에 함께 출연한 여배우 황정음과 지연의 실제 성격은 어떤지 물었다.

"사람 가리는 거 없이 싹싹하던데요. 정음이는 정말 바쁘고 활동하는 게 많잖아요. 그런데도 주변사람들한테 참 잘해요. 지연이도 마찬가지고. 이 친구들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자극을 많이 받아요."

황정음과는 극중 관계와 실제 나이가 역전됐다. "영화에서 정음이는 선생님이고 저는 학생이잖아요. 필름 돌아갈 땐 스승과 제자 사이인데, 컷 사인 나면 정음이가 '오빠 수고하셨어요' 이래요.(웃음)"

하반기 개봉을 준비 중인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도 출연한다. 한국의 전통 한지를 복원하고자 하는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한지 기술을 전수하려는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후레아들로 나와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