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유명 트로트 가수들이 9일 국회에 모여 '트로트의 세계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대한가수협회, 한국소리모음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한 이 토론회에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전병헌 정책위의장, 가수 송대관·주현미·배일호씨가 참석해 한국 트로트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2000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앞에서 트로트를 부른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외래어를 많이 쓰는 남쪽의 언어문화를 지적하던 김 위원장이 막상 내가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와 같은 남한 트로트를 부르자 '앙코르(encore)'를 연발했다"고 했다. 트로트가 남북을 잇는 강력한 매개체임을 강조한 것.
히트곡 '네 박자' '차표 한 장' 등의 가수 송대관씨는 "내가 45년 전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방송사가 트로트로 먹고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트로트 프로그램이 많았지만 이젠 TV에서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라며 "국회의원들이 트로트가 살아나도록 길을 터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 전 정책위의장은 "트로트는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하고 서민·대중과 호흡해 온 대중적 음악인데 '뽕짝'이라는 이름으로 비하된 측면이 있다"며 "민주당은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트로트의 세계화 정책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문화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단국대 장유정 교수는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트로트의 '왜색성' 논란에 대해 "트로트가 일본의 엔카와 유사하게 들린다는 이유만으로 왜색성을 주장하긴 힘들며, 가사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오히려 우리의 전통 요소를 계승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강철근 한류국제문화교류협회장은 "트로트는 우리 민족의 감성을 바탕으로 한 희망의 원동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