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임권택(76) 감독의 모든 작품 중 70편을 볼 수 있는 상영회가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이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개최할 '임권택 감독 전작전'은 사실상 현재 남아 있는 임 감독의 모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임 감독의 연출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를 비롯한 초기 작품부터 '씨받이(1986)',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 '서편제(1993)'까지, 50년 가까운 그의 영화 인생을 두 달 안에 만날 수 있다. 감독 스스로 '습작 시절'이라고 일컫는 1960~70년대 영화들은 영화 지망생을 포함해 일반 관객들에게도 색다른 감상 체험이 될 것 같다.
12일 오후 6시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1관에서 열릴 개막식에서는 최근 디지털로 복원된 '만다라(1981)'가 상영된다. 안성기와 전무송이 승려로 출연해 구도(求道)와 해탈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이 영화는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임 감독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된 작품이다.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와 '장안 명기 오백화(1973)', '맨발의 눈길(1976)'은 복원 후 처음 공개된다.
전작전이 열리는 동안 임 감독은 세 번 공식적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21일 오후 2시 '서편제'와28일 '축제(1996)', 9월 11일 '짝코(1980)' 상영 후 각각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와 별도로 정성일·김홍준·김영진·오승욱 등 후배 감독·영화평론가들의 해설을 곁들인 상영회도 10여 차례 열릴 예정이다. 임 감독의 최신작 '달빛 길어올리기'의 상영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무료 입장. 자세한 일정은 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cinema) 또는 문의 전화 (02)3153-20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