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고집 對 고집

〈제10보〉(141~154)=LG배 14년간 국가별 최다 우승국은 한국이다. 전체의 꼭 절반인 7번 정상에 섰다. 그 중 4번을 이창호가 기록했다. 중국은 최근 2연패(連覇)에 성공하면서 통산 4회로 한국을 바짝 추격 중이다. 세계바둑 흐름의 완벽한 축소판인 셈. 그렇다면 올해 패권은 어느 나라 누구에게 돌아갈지 궁금해진다. 일본과 대만도 각각 2회와 1회 우승자를 배출해 LG배는 동양 4강이 고루 우승해 본 유일한 세계대회로 기록되고 있다.

141은 정수. 142로 끊는 건 도처에 흑의 단점이 많아 무리다. 그래놓고 흑은 143으로 지켰다.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갈 것 같던 최철한이 슬그머니 실속을 차리고 돌아서는 모습이 재미있다. 144는 비상책. 참고도 1 이하 7까지 좌변을 확보하는 게 정법이긴 한데, 8을 당하는 순간 이 바둑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

대신 맞보기에 해당하는 145는 각오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백이 먼저 초읽기에 돌입했다. 146과 147도 제각기 자기 길을 가겠다는 고집 대결. 148은 단순한 시간연장책이 아니며 나중에 효과가 밝혀진다. 154까지 일단락. 여기서 흑 '가'로 좌하귀 백을 잡으러 가는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