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일정액을 연금으로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올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주택연금 신규가입 건수는 157건으로, 작년 7월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특히 많았던 지난 4~6월엔 월별 가입자 수가 각각 160~191건으로, 월별 최대 가입 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했다. 주택연금은 지난 2007년 7월 처음 가입 신청을 받은 이래 지난달 말까지 전체 가입자 수가 3340명에 불과할 정도로, 그리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런데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 정도가 올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최근의 주택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즉, 주택연금의 월 지급액은 가입 시점의 집값을 기준으로 가입자가 만 100세까지 살 경우를 가정해 산정한다. 100세 전에 가입자가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한 뒤 그동안 지급한 연금 총액과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료 등을 제한 금액을 유가족 등에게 돌려준다.
현재 만 70세인 남성이 시가(時價)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탈 수 있는 금액은 106만원 정도다. 만약 집값이 떨어져 시가 2억5000만원일 때 가입하면 매달 받는 금액이 88만7000원으로, 약 17만원 정도 줄어든다. 요즘처럼 집값이 하락할 때는 먼저 가입하는 게 유리한 셈이다.
특히 거래가 뜸할 때는
한국감정원의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목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 팀장은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는 데는 주택가격 하락이라는 요인 말고도 '자식한테 집 한채는 물려줘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연금 월별 지급액은 집값이 매년 3.5%씩 오른다는 것을 전제로 산정한다. 주택금융공사는 매년 한차례 용역을 통해 장기 주택가격 추이를 산출하는데, 지난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후 3.5%의 상승률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이 수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연금의 담보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달 지급받는 주택연금의 액수도 줄어든다.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미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