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절묘한 手順

〈제11보〉(155~168)=올해 11월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총수는 3개. 남녀 단체전이 중국과 1대1로 갈린다고 가정하면 페어(pair) 종목이 종합우승을 가름하게 된다. 1국당 2팀까지 나갈 수 있는 페어종목을 위해 대표 팀은 한창 여러 조합을 반복 테스트 중이란 소식. 최철한이 꼭 1년 전 윤지희 三단과 팀을 만들어 국내 페어대회서 우승했던 솜씨를 다시 한 번 구경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흑이 156으로 늘면 좌하귀 백은 무사할 수 있을까. 검토실에서 이런 의문이 나도는 순간 최철한은 노타임으로 155에 젖혀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160까지 일단락. 우세한 흑이 쉽게 정리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참고도를 보자. 1, 3으로 차단해 공격해도 4 이하 14까지의 절묘한 수순으로 흑이 오히려 잡힌다. 단순한 '부자 몸조심'이 아니었다는 얘기.

160으로 뛴 자체로 좌하귀 백은 안전하다. 전보(前譜)에서 지나가듯 뻗어둔 백△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先手)를 쥔 흑이 161부터 상변 정리에 들어간 뒤 167은 무려 17분의 장고(長考)를 거친 수. 연결하고 두어도 이길 수 있는지를 확인한 시간이다. 168로 붙여 상변 백의 사활이 이 바둑 마지막 과제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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