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교수의 老兵 사랑

"이렇게 내민 손이 부끄러울 정도로 작은 돈입니다. 마음이고 정성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세요."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 '대한민국 6·25참전 유공자회'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김옥경 청주대 어학교육원 강의전담교수가 참전용사 25명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김 교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봉투를 건네며 일일이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참전용사는 경례를 하기도 했고, 손을 맞잡기도 했다.〈사진〉

김 교수는 얼마 전 참전유공자회에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참전용사들에게 드렸으면 좋겠다"고 했고, 유공자회는 서울에서 어렵게 사는 25명을 선정해 이날 초대했다.

김 교수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6·25 전쟁 때 목숨을 걸고 나라를 구한 분들이 80세 전후 고령이 됐다"며 "항상 그분들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더 늦기 전에 행동에 옮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참가자들에게 삼계탕으로 점심도 대접했다.

참전유공자회는 "김 교수가 낸 돈은 박봉을 쪼개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참전용사들을 이렇게 잊지 않고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