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성장보다 물가 안정이 과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했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빠른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늘고 일부 공공요금 인상,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제현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은) 꾸준한 성장을 이끄는 것보다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추석은 금리 결정의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과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상 추석 등 명절에는 자금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해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김 총재는 이어 "지난달에 한번 금리를 올렸고,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물가상승 요인은 있지만) 이달에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며 "연 2.25%의 기준금리가 적절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지난달에 말한 만큼 앞으로 언제, 어떻게 올리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통화정책 방향 의견문 내용도 김 총재 발언과 같은 맥락이었다. 지난달 의견문에는 '물가 안정의 기조 안에서 견조한(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으로 돼 있던 문구가 이달에는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안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으로 바뀌었다.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물가 안정 쪽으로 기울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선으로 오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를 지난 7월처럼 0.25%포인트씩 올릴 경우 앞으로 연말까지 세번의 인상이 이뤄져야 연 3%에 도달한다. 미국과 중국 경제 둔화 등 외부 여건까지 고려할 경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더라도 큰 폭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