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세계경제 불안, 다시 안전자산으로"… 달러·엔 동반 강세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와 엔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런던 외환시장에서 1995년 7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달러당 84.73엔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1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폭 상승했으나 오후 늦게에도 85엔대를 유지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올 들어 14% 올라(환율은 하락), 주요 10개국 통화 중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중국이 계속 일본 국채를 사들이면서 더욱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일본 재무성의 지난 9일 발표내용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 상반기 내내 일본 국채를 순매수(매수액이 매도액보다 많은 것)했고, 순매수 규모는 2005년의 7배에 가까운 1조7300억엔에 달했다.

일본의 경우 국가 채무가 엄청나지만 국채의 대부분을 일본 자국민(自國民)이 갖고 있기 때문에, 엔화는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1일 달러화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통화에 대해 오름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82.29로 전날보다 1.74% 상승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2.2% 떨어진 1.2887달러를 기록,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달러화 가치 상승). 올 들어 달러 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던 6월까지 17% 상승했다가, 이후 유럽 경제 불안이 누그러지면서 약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국제 투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달러화 가치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엔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달러화는 미 연준이 경제 회복세를 지지하기 위한 '양적(量的) 완화'(시중 자금을 늘리는 것)에 나서면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이달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83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 환율의 다음 기점은 1995년 4월 이후 최저치인 79.75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고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뜻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거시경제팀 이사는 "미국경제가 다시 불확실성에 빠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