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앙드레 김에 금관문화훈장… 조문 발길 이어져

타계한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고 앙드레 김 선생은 서양의 화려한 실루엣에 한국적 색감과 미를 살려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린 디자이너였다"며 "정부는 이런 업적을 기리고자 1등급 문화훈장을 추서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고 앙드레 김 선생은 또 한국 패션의 선구자이자 개척자이고, 유니세프 친선 활동과 국제기금 마련 패션쇼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빈소에 보낸 조전을 통해 "앙드레 김 선생은 세계 수준의 패션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면서 "영면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앙드레 김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으로는 떠나보내기를 아쉬워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일한 상주인 아들 김중도씨가 슬픔 속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앙드레 김의 별세 사실이 전해진 12일 밤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배우 원빈씨가 장례식장을 찾아 다음 날 새벽까지 빈소를 지켰다. 방송인 유재석, 배우 최지우, 고현정씨 등 연예계 스타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과 나경원 최고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과 신재민 장관 내정자,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성악가 조수미씨 등 각계 인사와 각국 외교관도 조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포교원장 혜총 스님도 빈소를 찾아 생전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그를 추도했다.

배우 최불암씨는 "훌륭한 분을 잃었다. 고인은 검소한 애국자였다"고 기렸다. 배우 조민기씨도 "사람 귀한 걸 잘 아시던 분"이라며 "든든한 지원군이 없어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28년 동안 앙드레 김과 함께 패션쇼 무대 작업을 했던 도신우 모델센터 회장은 "가장 좋은 스승이자 선배를 잃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평생 순결한 마음을 잃지 않았던 분이셨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장광효씨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국민들도 모두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검은 조복을 입고 연예인 가운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영화배우 원빈은 굵은 눈물을 흘리며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원빈은 평소 "내 꿈을 이뤄가는 데 앙드레김 선생이 은인"이라고 말해왔었다.

주요 외신들도 앙드레 김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AFP 통신은 13일 서울발로 그의 별세를 전하면서 "한국의 패션 외교사절로 불렸고, 그의 패션쇼는 1988 서울올림픽이나 2008 베이징올림픽 등 대형 행사에서 고정된 순서였다"고 했다. AP 통신은 12일 기사에서 "한국의 가장 상징적인 디자이너로, 독특한 개성으로도 유명했다"고 전했다.

고 앙드레 김의 발인은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져 15일 오전 6시에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