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학에 외국인 이름 딴 연구소

한국 대학이 해외 과학자의 업적을 기려 그의 이름을 딴 연구소를 만들었다.

지난 13일 한스 쉘러(57)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생의학연구소장이 울산과학기술대가 설립한 '한스 쉘러 줄기세포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쉘러 소장은 줄기세포의 첨단 분야인 '역(逆)분화 줄기세포'의 대가이다. 보통은 줄기세포가 분화돼 신경세포, 피부세포 등이 만들어진다. 반면 역분화 줄기세포는 신경이나 피부세포 유전자를 조작해 얻는 줄기세포다. 사람으로 치면 어른으로 어린이를 만드는 셈이다.

현재 각국 과학자들이 이 역분화 방식을 이용해 난치병을 치료할 장기나 세포를 만들려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800만유로(약 120억원)가 투자되는 전문 연구소를 쉘러 소장에게 맡겼다. 그에게서 배운 많은 한국인 제자가 울산과기대, 건국대 등에서 교수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의 성패 요인으로 그는 '명석한 두뇌'를 꼽더니 "한국인 과학자들은 매우 뛰어나서 탁월한 성과를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관련해서는 "스스로 기금을 모아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쉘러 소장은 줄기세포 연구의 향후 방향에 대해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난치병의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신약 개발의 임상 비용을 절약하는 데도 요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파킨슨병을 가진 줄기세포를 만들면 개발 중인 신약의 검증에서 아주 유용할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