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공격 本能

〈총보〉(1~215)=최철한의 능기(能技)인 공격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 판. 특유의 공격본능을 발휘해 초반부터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고 휘몰아친 끝에 낙승했다. 머뭇거리거나 망설임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강하고 정확한 펀치를 허용한 상대는 번번이 비틀거렸다. 초반부터 백 고전의 단초가 됐던 하변 대마는 바둑이 끝났을 무렵 기어이 숨이 끊긴 채 세로로 길게 누웠다.

최철한은 스타의 요건을 고루 갖췄다. 바둑스타일뿐 아니라 경력 면에서도 세계 최고상금의 잉씨배를 제패해 봤고 국내서도 최고(最古) 기전 국수(國手)를 거쳤다. 국수에 등극하던 타이밍도 놀라웠다. 최철한은 아직 서슬 퍼런 전성기를 누리던 이창호를 기성전 포함 2개 기전서 몰아붙이며 '귀족사회'에 발을 들여놓았었다.

불리해도 마음이 초조하면 추격할 수 없다. 104가 그런 이치에 해당하는 수. 참고도 1로 다소곳이 잡는 게 정수였다. 그랬으면 하중앙에 일직선으로 직립해 있는 백 대마가 얽혀 정신없이 휘둘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올해 LG배에서 최철한의 행마가 유난히 주목된다. (62…47, 82 198…74, 120…103, 176 182 188…168, 179 185 191…173, 195…79, 265수 끝 흑 6집 반승, 215수 이하 줄임, 소비시간 백 3시간 27분, 흑 3시간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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