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시네마 리뷰] '골든 슬럼버

이유없이 총리 암살범 몰려

… '불친절한 스토리' 관객들 혼란 가능성

　일본영화 '골든 슬럼버'는 '총리 암살범'이라는 포스터의 글귀부터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젊은 신임 총리의 취임 퍼레이드 중 전국민이 목격하는 가운데 총리 암살 사건이 벌어진다. 현장 부근에선 택배기사인 아오야기(사카이 마사토)가 대학시절 친구인 모리타(요시오카 히데타카)와 오랜만에 재회하고 있다. 그러나 친구는 아오야기에게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 당할 거야. 도망쳐!"라고 말한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폭발음과 함께 경찰들이 아오야기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추격하고 그는 도주를 시작한다.

내용에 앞서 비틀즈의 명곡인 'Golden Slumbers'를 살펴봐야 한다. 'Golden Slumbers'는 비틀즈 멤버들이 흩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이는 영화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인간의 최대 무기는 습관과 신뢰"라는 대사와 이어진다. 초반에는 모든 사람이 그를 배신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아오야기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신뢰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한다.

'골든 슬럼버'가 가지고 있는 주제는 많다. 신뢰를 잃은 현대인들에게 신뢰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말처럼 삶의 중요성 또한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또 매스컴과 정치권력의 피해도 낱낱이 보여준다. 매스컴이라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한 개인은 무참히 짓밟히고 인생은 송두리째 망가져버리고 만다.

이렇듯, 많은 주제를 품고 있는 '골든 슬럼버'는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많다. 영화는 친절하게 주인공을 도와주는 인물들의 계기를 말해주지 않는다. 이는 관객을 무척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영화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139분이라는 러닝 타임이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 홍예지 청룡시네마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