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즐거운 기부문화 만들겁니다"

18일 저녁 8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희망드림 콘서트'가 열린다. 대한적십자사(총재 유종하)와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 김주호)이 공동 기획했다. 정명훈씨와 서울시향단원들의 출연료와 2000여장의 티켓 판매수익금 등 8000만원 전액이 적십자에 기부된다.

"적십자 홍보대사인 정명훈씨가 자선콘서트를 열자고 제안해왔어요. 좋은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부드러워지죠? 이웃을 돕는 기부자들에게 음악을 듣는 즐거움도 주고, 수익금으로 어려운 아이들도 도우니 일석이조 공연이죠."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얘기다.

이번 공연에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 가수인 한국계 소프라노 캐슬린 킴, 테너 김재형, 바리톤 김주택 등 정상급 성악가들, 그리고 서울시합창단과 그란데오페라합창단도 무료로 재능을 나눈다. 유 총재는 "국내외 음악가들이 개런티와 출연료를 전혀 받지 않고, 적십자 직원과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들이 티켓 판매에 힘을 써주어 2000석이 거의 매진됐다"고 했다. 또 많은 기업이 후원했다고 한다.

외무부 장관을 지낸 유 총재는 특히 다문화사회에 관심이 많다. "각국을 다녀보니, 문화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섞이면 괴리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요샌 10쌍이 결혼하면 1쌍은 국제결혼 아닙니까. 다문화가정 어린이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한국문화에 적응하도록 교육시키는 사업이 절실해요."

적십자는 지난달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취약가정 어린이들을 예술의 전당에 초청해 어린이오페라를 무료로 공연했다. 오는 27일에는 적십자와 사회공헌협약을 맺은 성남아트센터로 취약층 청소년 200명을 초청해 장한나씨가 지휘하는 공연을 연다. 연말에는 적십자 홍보대사인 조수미씨의 자선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유 총재는 "사람들은 적십자라고 하면 재난이나 홍수 같은 어두운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며 "하지만 앞으로 적십자는 공연·전시·마라톤과 같은 문화·스포츠 행사에도 활발하게 나서서 '기부는 밝고 기쁜 것'임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