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출판 10년… 목민심서 영문판 발간

최병현(崔炳賢·60·영문학) 호남대 교수가 10년 작업 끝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목민심서'를 영역, 미국 캘리포니아대 출판사에서 'Admonitions on Governing the People:Manual for all Administrators'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

그는 "여러 분야에서 세계화가 이뤄졌지만, 우리 문화콘텐츠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한국의 얼과 혼이 담긴 고전을 읽게 되면 서양사람들이 한국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문판은 서문을 포함해 1170쪽에 이른다. 당초 76만 단어로 번역했다가 너무 방대해 10만 단어를 줄였다. 하지만 주요 내용은 모두 담았고, 압축을 통해 다산의 애민사상과 개혁정신을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그는 말했다. 번역에만 7년 걸렸고, 이후 수정·보완해 출판하기까지 3년 걸렸다고 한다.

그는 "한 문장 번역을 위해 여러 권을 섭렵했고, 국역본 내용이 불분명할 땐 한문 원본을 보고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6권으로 출간된 '목민심서'(창작과비평사)와 '다산산문선'(박석무 저)을 중심으로 번역했다. "부정부패는 인류 공통 문제예요. 앞으로 서양인들이 정치 이야기를 할 때 플라톤, 루소, 존 로크뿐 아니라, 다산도 거론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