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생명보험회사(이하 생보사)들의 공시이율(公示利率·이자율)은 대부분 꿈쩍도 않고 있다.
공시이율이란 저축성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매달 보험개발원이 1년짜리 예금금리와 회사채 수익률, 정기예금이율 등을 3개월 단위로 가중 평균해 산정한다.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보험계약자의 적립금(납입 보험료와 이자를 더한 금액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뺀 것)과 해약 환급금이 늘어나는 반면,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책임준비금(責任準備金·장래의 보험금 지급 청구에 대비해 수입보험료의 일부를 적립하는 것) 규모가 늘어나 손해다.
1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8월 현재 PCA생명의 저축성 연금보험(자산연계형)의 공시이율이 5.5%, 녹십자생명이 5%로, 전달과 똑같았다. 미래에셋생명과 교보생명(각 4.9%), 삼성생명의 저축성보험(연금 제외)과 알리안츠생명(각 4.8%)의 공시이율도 변함이 없었다.
총 16개 생보사 가운데 이달 들어 공시이율을 올린 보험사는 AIA생명(4.70→4.75%)과 KDB생명(4.6→4.7%) 등 단 2개사에 불과하고 나머지 14개사는 공시이율을 조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한은의 기준금리는 올랐을지 몰라도 시중 금리는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과 보험업계에서 역마진을 핑계로 공시이율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