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김태희 기수복의 비밀, '전설의 기수복'?

배우 김태희가 영화 '그랑프리'에 '전설의 기수복'을 입고 등장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그랑프리'에서 여기수 주희 역을 맡은 김태희는 영화 속에서 두 벌의 기수복을 입는다. 두 벌 다 사연이 있는데, 한 벌은 '전설의 기수복'이고 다른 한 벌은 김태희만을 위한 것이다.

　▶전설의 기수복?

먼저 메인 포스터에 등장하는 기수복은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가슴 부분에 지그재그로 무늬가 있다. 이 기수복은 경마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볼 만한 친숙한 옷이다.

다름아니라 2010년 현재 현역으로 뛰며 '한국 경마계의 전설'로 불리는 박태종 기수의 기수복이기 때문이다. 1965년생으로 45세인 박 기수는 지난 6월 한국 경마 사상 최초로 1600승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최초로 개인통산 1만 번째 경주출전을 기록하기도 한 '국민기수'다. 박 기수의 기수복에는 'V'가 여러 개 겹친 지그재그 문양이 들어갔다.

'그랑프리' 측은 어려움을 딛고 최고의 자리에 도전하는 주인공 주희의 캐릭터에 맞게 한국 최고 기수와 같은 디자인의 기수복을 입혔다.

　▶김태희만의 '오리지널 디자인'

하지만 주인공만의 의상도 필요했던 만큼, 김태희는 극중 사고를 당한 뒤 재출발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새 기수복으로 갈아입는다. 새 기수복은 초록색 바탕에 흰색으로 'V'자가 그려져 있고, 소매는 분홍색이어서 한층 여성스럽고 발랄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그랑프리' 의상팀에서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지금까지 없던 기수복이다. 이 '김태희만을 위한' 기수복을 만드는 과정은 꽤 까다로웠다는 후문이다. 기수 한 명당 단 하나의 기수복만을 등록해야 하고, 색상도 10가지 중 3가지 이내로 해야 하는 경마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문양으로는 별 모양이나 승리의 'V',낙마를 막는다는 'X'가 인기인데 김태희의 의상에는 흰색 'V'가 들어갔다.

'그랑프리' 관계자는 "영화만을 위한 의상이 아니라, 보통 실제 기수들이 입는 기수복과 소재나 몸에 들어맞는 정도가 전부 동일한 옷이다. 때문에 배우들도 편안하게 입고 말 타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