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癌보험 "막차 타세요"

"암보험은 비(非)갱신형으로 가입하라."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암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가 알아두면 유용한 포인트를 이렇게 정리했다. 비갱신형 암보험이란, 3~5년마다 보험료가 바뀌지 않고 처음 가입할 때의 보험료가 납입기간이 끝날 때까지 똑같이 유지되는 상품을 말한다. 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생률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암보험을 갱신형으로 가입하면 갱신시 보험료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비갱신형을 선택하는 것이 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비갱신형 암보험들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달 현재 비갱신형 암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KDB생명, 우리아비바생명 등 4곳뿐이다. 그나마 다음 달부터는 3곳으로 줄어든다. 미래에셋생명이 9월부터 '파워라이프암보험Ⅱ' 판매를 중지하기 때문.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암 조기발견율 및 암 치료율이 높아지면서 손해율이 커져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향후 단일 암보험 상품을 폐지하고 암 보장은 주보험에 대한 특약을 통해서만 다룰 방침이다.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암보험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보험사 경영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친 암 정복 10개년 계획(1996~2005년, 2006~2015년)으로 조기 암 진단율과 발병 후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보험료 지급 액수는 불어나는 데 반해, 소비자들의 수요는 늘고 있어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암보험의 손해율도 지난 2006년 106.6%에서 2008년 119.5%로 급상승했다. 납입 보험료보다 지급액이 1.2배 가까이 많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치명적질병(CI) 보험이나 종신보험 등에 붙이는 특약 형태로 암보험을 팔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약 상품은 암 전용 보험에 비해 보장 혜택도 적고, 갱신 주기도 짧아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갱신형 암보험은 알리안츠생명, 라이나생명, AIA생명 등 3곳이 팔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의 '알리안츠케어암건강보험(갱신형)'은 다양한 암을 한꺼번에 대비해주는 상품이다. 백혈병·뇌암·골수암 등 고액암의 경우 최고 4000만원, 암·폐암·췌장암·쓸개암 등에는 2000만원을 지급한다. 최초 가입은 만 15~55세, 갱신 가입은 75세까지 가능하다. 5년 갱신 시점에 5%의 보험료 할인 혜택이 적용되며, 병에 걸려 있지 않을 경우 50만원의 건강축하금도 준다. 라이나생명은 '플러스암보험(갱신형)'과 '집중보장암보험(갱신형)' 등 두 종류를 판매한다. 플러스암보험(갱신형)은 최초 계약하고 2년 이후에 암 진단을 받으면 최고 4000만원까지 보험금을 탈 수 있다. 라이나생명 암보험에 가입하면 '암진단추가보장특약'을 통해 생활자금 보장도 받을 수 있다. 생존해 있을 경우 매년 800만원(2000만원 기준)씩 5년간 최대 4000만원이 지급된다. 계약일로부터 2년 이내 진단이 확정되면 50%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