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친도네시아 펀드' 질주

요즘 해외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관심을 모으는 나라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 줄여서 '친도네시아(Chindonesia)'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견실한 경제성장으로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은 지금 당장은 증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펀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인구 2억4000만명의 내수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등을 가진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승자(勝者)로 급부상했다. 수출 의존도가 낮은 내수 위주의 경제구조 덕분에 외풍(外風)에 별로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7년과 2008년에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월 20%씩 성장하는 내수 소비에 힘입어 6%대 성장률을 달성할 전망이다. 외국인 자금까지 몰려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21%나 상승, 동남아시아 주식시장 중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역시 8%대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로 불안감이 커진 지난 5월 1만5000선까지 떨어졌던 인도 BSE30지수는 1만8000선을 회복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신흥아시아펀드와 인도펀드는 여러 해외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2.36%, 12.56%로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1.58%)을 크게 앞선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모두 2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중국 증시는 세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돈줄 죄기'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7월 초 2300선까지 미끄러졌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2600선까지 올라섰다.

중국본토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아직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7.09%로 좋은 편이다. 현재 중국의 주가 수준이 낮아 하반기쯤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중국본토 펀드에는 최근 6개월간 3000억원 넘는 돈이 순유입됐다.

자산운용사들도 친도네시아 투자를 늘릴 채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PCA투신 등은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한도 확대를 중국 정부에 신청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인도네시아 다이내믹 목표전환 펀드'를 출시한 것을 비롯, 인도네시아 전문 펀드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보나 연구원은 "친도네시아 국가들은 서로 주가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 "이들 3개국에 적절히 분산투자하면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