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 박사학위 딴 중국동포 부부

중국동포 박사 부부가 탄생했다. 성균관대학교는 23일 김로륜(29·사진 왼쪽)·리선화(30·오른쪽)씨 부부가 함께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5일 졸업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민법, 리씨는 상법분야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땄다.

두 사람은 1999년 중국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시에 있는 지린대 법대에서 만났다. 학부시절 친구였던 둘은 같은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한국 관련 세미나에 같이 참여해 자연스레 연인이 됐다. 둘이 함께 한국 유학길에 오르기로 했지만 주변에선 반대했다. 김씨는 "친척들은 물론 친구들까지 4개 국어(중국어·한국어·영어·일본어)를 할 줄 아는 내가 취직해 쉽게 돈 버는 길을 포기하고 '사서 고생을 한다'며 심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도 중국에는 일본법만 잘 알려졌고 한국법은 잘 모르는 게 안타까웠고 한민족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약혼하고 2006년 한국에 들어온 두 사람은 이듬해인 2007년 추석, 고향인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저만 박사를 딸까 생각했지만, 힘들어도 함께 박사학위를 따보자며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학교 인근에 34㎡(약 10평)쯤 되는 집을 얻어 살고 있다. 리씨는 "집이 좁고 지내기 어려웠지만 통·번역 일을 해서 학비를 댈 수 있었다"며 "중국에 돌아가 교수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공부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법제화가 많이 필요한 중국은 상대적으로 법 선진국인 한국법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법에 어두운 중국진출 한국기업에도 실무적인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