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올림픽, 체육 올림픽만큼 관심갖길"

다음 달 7~13일 인천에서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린다. 내년 9월 영국 런던서 열릴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할 대표선수들을 뽑는 관문이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일반인의 관심은 아주 낮다. 대회 주관자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유재섭(60) 이사장은 우려가 크다. 보기 드물게 현장 기능인 출신의 공단 수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는 옛 금성사(현 LG전자)에서 금형공(金型工)으로 일했었다.

"그때는 고졸인 우리들 월급이 대졸 사원보다 약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옛 얘기죠."

유 이사장은 "(체육)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즉각 그리고 평생 큰돈을 받잖아요. 하지만 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해 대기업에 들어가도 대졸 신입보다 연봉이 1000만원이나 적어요. 이렇게 기술·기능을 홀대해서야 우리가 과연 계속 먹고살 수 있을까요?"

그는 "1970년대에는 기능올림픽 우승 선수단이 귀국하면 카퍼레이드까지 하면서 대접받았는데, 요샌 우승하고 와도 거의 반응이 없다"고 했다.

처우와 예우는 엉망이지만 우리 기능인의 수준은 여전히 세계 최고다. 지난해 9월 캐나다 대회를 비롯, 기능올림픽에 25번 출전해 16번이나 종합우승했다. 타고난 손재주, 집중적 훈련 그리고 치열한 국내 경쟁의 결과다.

"우리 기능인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잠도 줄이고 열심히 합니다. 기능올림픽 우승자들은 나라 브랜드를 끌어올리고 산업도 일으키잖아요. 더 이상 홀대받아선 안 됩니다."

기능올림픽 한국 대표로 출전권을 획득하는 일도 어렵기 그지없다.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전국대회에서 종목별로 3위 안에 입상해야 하고, 다시 세 차례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공단은 기능올림픽 입상자에게도 병역 혜택을 주고 태릉선수촌처럼 훈련에 몰두할 시설도 만들자고 정부에 건의한 끝에 승낙을 받았다고 한다. 언론의 관심도 촉구했다. "기능올림픽도 TV로 중계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역시 스타 발굴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