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신재민 "왕따당한 딸 위해 위장전입"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24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도덕성 검증이 최대 이슈였다. 야당 의원들이 위장전입, 부인의 위장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 등 다양한 의혹들을 집중 추궁한 가운데, 신 후보자는 사안에 따라 '사과'와 '해명'을 혼용(混用)했다. 인정하고 사죄하면 공직자 임명에 큰 문제가 안 됐던 위장전입 등은 사과한 반면, 결정적 흠결이 되거나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부동산 투기와 탈세 등의 의혹에 대해선 결백을 주장하는 '사안별 분리 대응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위장전입·위장취업 죄송하다"

신 후보자는 지난 1993년부터 2005년까지 5차례에 걸친 위장전입에 대해 "왕따당한 자녀를 위한 부정(父情) 때문"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평판이 좋은 고교에 진학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느냐"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질문에 "큰딸의 경우 목동에서 일산으로 이사온 뒤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정말 고민하다가 아버지의 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위장 전입을) 했다"며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른 딸들에게도 학교 부적응이 이어졌다. 더 좋은 학교로 간다기보다는 나쁜 환경을 피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에 대해선 '합법적'이라면서도 사과했다. 그는 "부인이 2004년과 2007년에 각각 1년가량씩 전공 및 과거 경력과 무관한 친구 회사에 취업한 뒤 출근도 거의 하지 않고 약 3000만·5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너무 작은 욕심을 부렸던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지금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위장 취업이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지만, 친구 도움으로 취업했고 그 절차가 합법적이었어도 일한 만큼 보수를 받았느냐는 점에서 떳떳하지 못한 행위였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탈세 의혹은 부인

신 후보자는 나머지 의혹들은 적극 부인했다. 그는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사고 팔면서 차익을 남긴 것이 부동산 투기가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 "살던 집값이 오르는 것이 투기란 것은 말이 안 된다. 부동산 자산 가치가 늘어난 것에 대해 사회적 부담은 느끼지만, 떳떳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중에서 부인이 지난 2004년 10월부터 7개월 동안 경기도 고양시의 오피스텔 2채와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 등 3건의 분양권을 매매한 것에 대해서도 "모두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매했고, 세금도 다 냈기 때문에 떳떳하다"고 했다. 지난 2006년 12월 경기도 양평의 임야를 구입했다가 장관 후보자 발표를 20일 앞두고 매각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배우자가 직장에서 7년간 근무하면서 받은 급여소득과 퇴직금 등으로 구입했다"며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고 살기 위해 샀지만 그 이후에 난개발이 진행돼 얼마 전에 팔았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 일산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일부러 늦춰 보유 기간을 비과세 기간(3년)보다 2일 늘림으로써 "1억원가량의 양도세를 회피했다"는 탈세 의혹에도 "등기부상 '3년2일'은 실제로 그 집을 사고 판 기간이고, 법이 정한 세금을 다 냈다"며 부인했다. 학생 신분인 세 딸의 소유로 각각 5800만·3500만·1800만원가량의 펀드가 신고된 것과 관련한 증여세 회피 의혹에 대해서도 "모두 세무서에 증여 신고를 했다. 증여세가 면제되는 금액만큼만 증여하고 나머지는 딸들이 자기 돈을 보태서 펀드를 산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 유학 중인 딸에게 지난 3년간 1억1500만원을 송금했지만 재산 신고 사항에서 이를 누락한 것에 대해선 "직접 송금한 것은 2만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장학재단에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야당 의원들은 '의혹 백화점'이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신 후보자의 의혹을 열거하면서 "이건 전부 조폭들이 하는 짓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히 항의한다. 조폭 중간보스를 뽑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력 항의하면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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