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카운터 펀치

〈제7보〉(75~90)=한·중 양국 바둑계는 무슨 일만 있으면 중국어가 유창한 목진석을 찾는다. 한국기원이 올해 11월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목진석에게 코치직을 제안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한-중 대결장이 될 것이 뻔한 상황이라 중국어는 큰 무기가 될 게 확실하다. 목진석은 그러나 "간다면 선수로 가고 싶다"며 대표선발전에 출전했고, 간발의 차로 탈락한 뒤엔 연구실에 처박혀 살고 있다. 아직은 현역 선수이고 싶다는 무언의 시위다.

75는 너무 평범한 수. 심하게 말하면 무기력했다. 참고도를 보자. 4까지 하중앙을 정리 후 5로 모는 수가 유력했다. 당장 축은 아니지만 백은 A로 못 나가고 6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뒤 11까지 몰아쳤으면 단숨에 대세를 휘어잡았으리란 것(최규병 九단).

실전 75면 80까지는 예정된 코스. 뭔가 불안해진 흑이 81로 다가섰지만 82가 절호의 급소였다. 84로 차단해 90에 이르고 보니 중원의 주인은 백이 됐고 우상귀 흑만 곤경에 처했다. 하중앙의 백 곤마도 숨통이 트였다. 목진석의 카운터 펀치가 멋지게 적중한 장면. 니우로선 참고도의 진행이 다시금 아까운 순간이다. 우상귀 흑 대마의 타개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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