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론 유일 'G20 비즈니스 서밋' 의장 뽑힌 최태원 회장… 신재생에너지 논의 주도한다

매년 다보스(Davos) 포럼 등 국제행사를 누벼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제행사를 통한 '한국 알리기'의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올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12개 워킹 그룹(working group·주제별 논의를 진행하는 모임) 중 신재생에너지 관련 논의를 주도할 의장(일명 컨비너·convener)에 최근 선정됐다. 12명의 의장 중 한국 기업인은 그가 유일하다.

최 회장은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보아오 포럼' 관계자들을 만나 한·중(韓·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아시아판(版)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보아오 포럼은 매년 봄 중국 남단 해남도에서 아시아의 경제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국제 포럼인데, 최 회장은 이 모임의 이사로 활동 중이다.

최 회장의 '경제 외교' 행보는 요즘 바빠졌다. 빈곤·반(反)부패문제 등을 다루는 UN(국제연합) 산하 전문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이사 자격으로 올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총회에 참석했다.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20년 만에 우리나라에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다보스 포럼의 대표 행사가 된 '한국의 밤' 역시 지난해 최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건의해 만들어졌다. 세계의 국가원수급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국을 제대로 충분히 알리자는 취지에서였다.

최 회장이 '한국 세일즈'에 열성인 것은 선친인 최종현 회장의 영향이 크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최종현 회장은 1993년 전경련 회장에 선임된 후 '한국 기업의 살길은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방도로 다보스 포럼 같은 국제행사에서 대한민국을 적극 알렸다. 1996년부터 다보스 포럼에 한국 공식 대표단을 파견해 한국 관련 행사를 처음 개최한 것도 최종현 회장이었다.

26일은 최종현 회장의 12주기(周忌)이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선친의 기일을 앞두고 임원들에게 '사업도 좋지만 국격(國格)을 높이는 방법을 늘 염두에 두라'는 말씀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일을 맞아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봉담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