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결혼기념 여행에서 사라진 아내… 그녀의 정체는?

사진작가인 남편 ?스케(도요카와 에쓰시)는 더 이상 아내 사쿠라(야쿠시마루 히로코)에게 매력을 느끼지도 못하고 아이를 갖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아내는 몸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주며 여전히 극진하게 대한다. 그러나 남편은 오히려 아내 몰래 다른 여자도 만나며 속을 썩인다.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떠난 여행에서 아내는 결혼반지를 호텔에 두고 왔다며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남자가 아내에게(26일 개봉)'는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연출했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은 이야기의 순서를 재치 있게 뒤섞어 놓아 관객은 중반부가 지나서야 영화가 묘사하는 판타지를 깨닫게 된다.

아내가 없어지고 나서야 남편이 절절하게 깨닫는 상실감과 죄책감에서 영화는 정점에 이른다. 조연으로 나오는 게이 노인의 정체도 영화 마지막에 밝혀진다. 어떤 것이 현실이고 환상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정성스레 차린 음식 앞에서 담배를 빼어 물고 바닷가에 가자고 깨우는 아내를 밀어 나동그라지게 하는 남편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그래도 생글생글 웃는 아내는 더 비현실적이다). 남편의 못된 행실에 감정이입이 안 되니, 그의 후회에도 함께 눈물 흘리기 어렵다. 조연으로 나오는 젊은 커플의 과잉 연기도 몰입을 막는다. 젊은 여배우가 (앙칼진 게 아니라) 굵고 위압적인 톤으로 소리만 덜 질렀어도 좀 나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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