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대출(보험료 담보 대출)' 연체이자 10월부터 없어진다

그동안 보험 가입자가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대출받은 후 제때 갚지 못하면 정상이자 외에도 연 20%가량의 연체이자를 물어야 했다. 하지만 10월부터는 보험료 담보대출(약관대출)에 대한 연체이자가 폐지될 전망이다. 연체를 해도 정상이자만 갚으면 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6일 "약관대출의 연체이자 폐지를 골자로 하는 보험사의 '약관대출 표준안'을 만들어 10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약관대출이란 보험 가입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보험을 해약할 때 받을 수 있는 돈) 범위 내에서 일정 금액을 대출받는 제도다.

약관대출은 금리가 연 6~11%가량으로 은행 신용대출과 비슷한 수준인데다 은행처럼 까다로운 신용등급 제한이나 각종 수수료(대출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등)가 없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많이 이용해왔다. 순수보장형 등 일부 보험상품을 제외하곤 대부분 약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약관대출 신청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보험사 콜센터나 보험사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고, 보험사 카드로 은행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친척이나 지인을 통해 꼭 필요하지 않아도 보험에 많이 가입했기 때문에 돈이 필요할 때는 보험사 약관대출을 많이 이용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 현재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은 35조777억원으로 보험사 총 가계대출의 60%에 달했다.

약관대출의 연체이자를 폐지하는 방안은 지난 2007년 10월 "약관대출은 계약자가 나중에 받을 보험금(해약환급금)을 당겨쓰는 것이므로 대출이 아닌 선급금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후 논의가 본격화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 이후 보험 전공 교수 등 전문가들과 충분한 토의를 거친 후 폐지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연체이자가 폐지되면 앞으로 보험사들은 정상이자만 받아야 한다.


☞ 약관대출

보험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 보험계약대출이라고도 한다. 보험가입자가 당장 보험을 해약한다고 가정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 한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가 연 6~11%가량으로 은행 신용대출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많이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