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裝한 李箱…

한국 문학의 영원한 '모던 보이' 이상(李箱·1910~1937)이 다음 달 27일(음력 8월 20일)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영인문학관과 대산문화재단은 1930년대 한국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모더니즘 문학의 높은 봉우리를 쌓아올린 천재 시인·소설가 이상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은 이상의 육필 원고와 사진을 전시하는 '李箱의 房(방)'전을 9월 10일부터 11월 6일까지 연다. 경술국치 직후 태어나 식민지 교육을 받고 자라 일본어로 글을 썼지만 '불온한 조선인'이란 의심만으로 체포돼 도쿄(東京)에서 병사한 그의 인생의 굴곡과 명암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상이 육필로 쓴 시 '오감도' 일부와 일본어로 쓴 '선(線)에 관한 각서' 전문, '모조 진주 제조법'이라는 글 전문을 실은 한 권짜리 노트 등은 강인숙 관장의 남편인 문학평론가 이어령씨가 1960년대 고서적상을 돌면서 찾아낸 희귀자료들이다. 이상의 가족, 이상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 카페 '낭랑 팔라'의 내부 전경, 찢어진 교모를 빗겨 쓴 다소 불량한 포즈의 경성고공(高工) 시절 등을 담은 사진 56점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올해 초 조선일보에 연재된 '이상과 1930년대 모던 뽀이들' 시리즈를 비롯한 신문 스크랩들, 문인과 화가들이 그린 이상의 초상화 등도 전시한다.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문학평론가 이어령·권영민씨, 소설가 윤후명·최윤·하성란씨 등이 '이상의 문학'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최근 재개장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이상, 그 이상을 그리다'라는 제목의 그림 전시회를 9월 1일부터 13일까지 연다. 김선두·민정기·오원배·서용선·황주리·최석운씨 등 유명 화가 10명이 이상의 시와 소설을 해석해 그린 작품 30점을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