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勝負手

〈제10보〉(119~135)=1년 전만 해도 중국에선 구리(古力)가 천하를 평정한 듯 보였으나 눈 깜짝할 새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그저 '톱5'권에 턱걸이하는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쿵제(孔杰)가 홀연히 대륙의 패자(覇者)로 우뚝 섰다. 13억명으로 추산되는 인구자원, 300명이 넘는 현역기사, 그리고 매년 20명씩 영입되는 새로운 프로들 틈으로 주역들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무협소설의 주인공 같은 절대 강자는 이제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다.

119로는 참고도 1로 한 칸 높게 갈 장면. 백이 2로 중앙을 지키면 3으로 벌리는 간격이 좋다. 백이 2로 A를 차지하면 흑은 B로 뛰어 백?V 두 점을 위협하면서 중앙 백세를 자연스럽게 삭감한다. 실전에선 122로 붙여왔을 때 123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아프다. 이 '한 칸의 차이'가 중앙 발언권에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고심하던 흑, 127까지 권리행사 후 129로 뛰어드는 승부수를 띄웠다. 백도 132까지 맞받아쳐 중앙이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134는 리듬을 구한 수. 여기서 흑은 135로 왜 '가'에 안 젖혔을까. 이 수로는 연결이 안 되는 것일까. 다음 보에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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