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퍼팅까지… 날개 단 미셸 위

"퍼터와 웨지가 보강될 경우, 네 골프가 얼마나 더 좋아질지 상상해봐라." 데이브 스톡튼(69)이 작년 여름 미셸 위(21)에게 한 말이다. 그는 1970년대 두 차례 PGA투어 메이저 챔피언을 지냈다.

당시 미셸 위는 솔하임컵 출전을 앞두고 '퍼팅 대가' 스톡튼에게 쇼트게임 특별 훈련을 받고 있었다. LPGA 첫 우승에 목 마른 미셸 위는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과 퍼팅 보강이 '지상 과제'였다.

■퍼팅 좋아지니 손쉽게 우승

1m83의 체격과 300야드 가까운 드라이버 샷. 이런 '하드웨어'를 갖춘 미셸 위가 쇼트게임 능력까지 갖추면 얼마나 위력적일까. 30일 캐나다 위니펙 세인트 찰스 골프장(파72)에서 그 조합의 해답이 나왔다.

미셸 위는 미 LPGA 캐나다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정교한 퍼트와 어프로치샷으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3개로 막으면서 2언더파를 쳤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친 미셸 위는 신지애 등 2위 그룹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다.

미셸 위는 1라운드부터 내내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이끌었다.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에 LPGA 통산 2승째를 올린 미셸 위는 우승 비결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3라운드까지 퍼팅이 안 좋았는데 오늘은 긴 퍼팅이 잘 됐어요. 퍼팅 연습을 열심히 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요." 올해 라운드 평균 퍼트 수가 이번 대회 전까지 31.14개로 부진했던 미셸 위는 이날 퍼트를 28개로 막았다.

■후반 3연속 버디로 승기 잡아

미셸 위는 13번 홀(파5)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았다. 13번 홀에서는 특유의 장타로 2온에 성공, 1타를 줄였다. 기세가 오르자 14번 홀(파5)에선 6m 가까운 버디 퍼팅이 성공했다. 미셸 위는 "14번 홀이 결정적인 퍼팅"이라고 했다.

미셸 위는 이 대회에서 총 18개의 버디를 기록했는데, 그 중 8개가 파5 홀에서 나왔다. 파5 홀이 장타자에게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정교한 그린 플레이가 없다면 타수를 줄이지 못한다. 미셸 위의 쇼트 게임은 그만큼 진화했다.

■벙커샷 등 어프로치 정교해져

퍼팅뿐만이 아니었다. 미셸 위는 15번 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칩샷으로 버디를 만들었다. 그는 "15번 홀 그린이 어려워 긴장했는데 대단한 샷이 나왔다.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6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우측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벙커 샷을 홀 옆 1.2m에 붙이며 파를 지켜냈다. 벙커에만 들어가면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미셸 위는 이날 공을 3차례 벙커에 빠뜨렸지만, 모두 파를 지켜냈다.

■신지애 "미셸 위, 성장하고 있다"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애는 버디 3개, 보기 4개로 1타를 잃어 이지영, 수잔 페테르센 등과 함께 공동 2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신지애는 이날 특기인 퍼팅에서 고전했다.

17번 홀(파4)에서 1.2m짜리 파 퍼팅을 놓친 것이 특히 아쉬웠다. 신지애는 경기 후 "어려운 코스에서 다른 샷들은 다 괜찮았는데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셸 위에 대해 "경기를 굉장히 잘 풀어나가더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우승을 놓쳤지만 신지애는 상금 14만2000달러를 받으며, 미야자토 아이(일본·134만달러)를 제치고 시즌 상금 1위(140만달러)로 올라섰다. 최나연이 3위(133만달러)에 올랐고, 미셸 위는 10위(66만달러)로 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