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4대강株 울고 건설株 웃었다

부동산 대책,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등 주말 새 쏟아진 굵직한 뉴스가 30일 증시의 명암(明暗)을 갈라놓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수혜주로 인식되는 건설주를 대거 사들였다. 덩달아 철강주와 은행주도 수요 회복과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급등했다. 반대로 '4대강 전도사'인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사퇴했다는 뉴스에, 그동안 급등했던 4대강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30일 국내 증시에서 건설업 지수는 전날보다 1.38% 상승했다. 주택 비중이 높은 대림산업과 GS건설이 각각 5% 이상 급등했고, 일성건설과 태영건설, 신세계건설 등도 1~2%가량 상승했다.

최근 철근 수요 위축으로 급락했던 철강주도 이날 2.92% 올랐다. 주택 경기가 활성화될 경우 건설경기가 나아지고 철강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포스코강판이 7.69%, 동국제강과 세아베스틸이 5% 이상 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은행주도 DTI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우리금융이 4.17%, 기업은행과 KB금융이 3% 이상 올랐고, 신한지주와 부산은행도 2% 이상 상승했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고 수도권 집값 하락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경우 은행들의 부동산 PF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8·8 개각 발표 당시 '4대강 전도사'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내정으로 급등했던 4대강주는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했다. 삼호개발과 이화공영이 2.8% 이상 하락했고, 홈센타, 르네코, 특수건설 등 이른바 4대강주로 분류되던 종목들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뉴스에 따라 주식을 살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위가 요구된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 힘든 경우도 많다. 가령 이날 주가가 오른 건설, 철강 종목의 경우, 보통주보다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의 상승폭이 더 컸다. 조재두 한국거래소 상무는 "유동성이 적은데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우선주는 증시 정화 차원에서 퇴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부동산 대책이 막상 부동산 시장에서의 실효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강남 3구가 제외된 데다 DTI 폐지 기간도 짧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투기 수요를 포함해 많은 잠재 수요층이 이번 DTI 규제 완화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의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