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棋者切也

〈제11보〉(135~151)=목진석의 천재성을 말해주는 일화는 많다. 세 살 때 숫자를, 네 살이 채 안 돼 한글을 깨쳤다고 한다. 바둑입문 1년 만에 전국 어린이대회 8강, 초등 3년 때 전국 2관왕에 올랐다. 95년 바둑TV 개국 특집프로에선 아마추어 5단을 상대로 눈을 가린 채 좌표 전달로만 123수까지 버텨내 시청자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목진석이 젤 무서워요." 이것은 몇 년 전 한 국제대회 통합예선 때 모 일본 프로가 고개를 흔들며 내뱉었던 말이다.

135는 고심 끝의 붙임. 이 수로 참고1도 1로 젖히면 백도 2로 맞젖힌다. 7 다음 백이 3의 곳에 이으면 흑은 A, B 등 도처에 약점이 남아 견디지 못한다. 그러나 140까지 기어이 절단됐다. 141도 불가피한 것이, 참고2도 1로 넘었다간 6까지 단박에 흑의 파탄이다.

146이 놓여선 흑의 악전고투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중앙 흑 곤마도 곤마지만 백에게 '가'로 막히기만 해도 두 집 내기 바쁘게 된다. 기자절야(棋者切也), 바둑은 끊음이 생명이라 했다. 흑은 147로 끊어 수습의 실마리를 찾아나섰다. 우중앙 백 일단도 못 살지 않았느냐는 반문(反問)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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