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전설' 보비 찰튼 경 단독인터뷰

◆보비 찰튼 경(卿)Sir Robert 'Bobby' Charlton

1937년생.
1954년 맨유에 입단해 1973년까지 758경기에 출장, 249골을 넣은 ‘전설’이다.
1958년 4월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혔고 A매치 106경기에서 49골을 넣었다. 이는 대표 최다 골 기록이다.
1962년 칠레 대회부터 3연속 월드컵에 출전했고,
1966년 잉글랜드 우승의 주역이 됐다.
1994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1958년 2월 6일 독일 뮌헨

그날 비행기 한 대가 추락했다. 유럽의 모든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사고였다. 유고에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치르고 귀국하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그 안에 있었다.

이 사고로 맨유는 주전 8명을 잃었다. 겨우 살아남은 선수 중에 21세의 젊은이가 있었다. 지금 73세가 된 보비 찰튼이었다. 그는 한동안 정신적 충격으로 방황했지만 주장(主將)을 맡아 망가진 팀 재건에 나섰다.

#1966년 7월 30일 런던 웸블리구장

잉글랜드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성 속에 시작된 월드컵 결승전. 상대는 전통의 라이벌 독일이었다. 잉글랜드는 북한을 꺾고 올라온 포르투갈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찰튼이 뽑아낸 두 골로 축구 종가(宗家)는 안방에서 첫 우승을 노렸다.

찰튼을 맡은 수비수는 '황제'였다. 훗날 독일 축구의 전설이 된 프란츠 베켄바워였다. 심판 판정에 논란이 있긴 했지만 잉글랜드는 독일을 4대2로 꺾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보는 앞에서 찬란한 줄리메컵을 들어올렸다.

#2010년 8월 31일 서울 신라호텔

6층의 인터뷰룸에 들어서자 '맨유의 전설(傳說)'이 앉아 있었다. 뮌헨 사고 이야기부터 꺼내자 그가 말했다. "뮌헨 참사 후 많은 팬들이 동정과 관심을 보였습니다. 슬픔을 이겨내면서 우리는 더 널리 알려지게 됐지요."

찰튼은 1973년 맨유 유니폼을 벗었다. 그런데도 37년이 지난 지금도 맨유의 얼굴이다. 그의 축구론(論)은 뭘까. "팬들은 알뜰하게 돈을 모아 축구장에 옵니다. 그들에게 지루한 경기를 보여줘선 안 되지요. 이건 맨유의 철칙입니다." "퍼거슨 감독과 선수들은 90분 내내 최선을 다합니다. 아, 비즈니스 수완도 대단하지요. 제가 한국에 온 것도 그 이유 때문이거든요." 노련한 왕년의 스타는 묻지도 않았는데 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맺은 후원 계약으로 말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