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힘의 勝利

〈총보〉(1~182)=바둑판 위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도 인간세상과 다를 바 없이 '힘'이다. 계산력·판단력 등 여러 가지 힘 중에서도 최고는 '맞붙어 싸울 때' 상대를 눕힐 수 있는 힘이다. 전투력·공격력·파괴력 등 여러 가지로 표현이 가능하다. 돌이 엉켜 한 덩어리로 뒹구는 백병전서 밀려선 다른 어떤 무기를 동원해도 이기기 힘든 게 바둑이란 게임이다.

니우위티엔이 이 바둑을 진 패인은 결국 전투력 열세였다. 초반 하변에 뛰어든 백의 게릴라를 위협해 주도권을 잡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81이 그의 좁은 시야를 보여준다. 참고도처럼 스케일 크게 전선(戰線)을 넓힐 기회에 주춤거렸다. 반대로 백은 82에서 비축한 힘을 바탕으로 우변 흑을 억세게 몰아붙이며 순식간에 칼자루를 바꿔 잡고 대승했다.

화려한 경력과 기록에 비해 목진석이 지금껏 이뤄낸 국제대회 준우승 2회, 국내기전 우승 2회의 성적표는 좀 아쉬운 느낌이 있다. 최근 연구실을 열면서 "서른 살이 넘어도 타이틀이 가능함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그의 기백이 꼭 꽃피우길 기원한다. (60…48, 63…53, 103 109…95, 106 112…100, 182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58분, 흑 3시간1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