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주인공 '태식이'만 세명...도대체 왜?

'웬 태식이가 이렇게 많아?' 가을의 시작 9월을 앞두고 '태식'이들이 스크린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일단 500만을 돌파한 '아저씨'의 '차태식(원빈)'이 극장가를 장악했고, 추석 개봉을 앞둔 통쾌 액션 '해결사'의 '강태식(설경구)'과 기상천외한 신상 코미디를 표방하는 '방가? 방가!'의 '방태식(김인권)'이 출격 대기중이다. 태식이만 셋이라 '삼식이'로 묶어 불러도 될 법하다. 비슷한 시기에 관객을 찾게 된 세 명의 태식에게는 각자 나름의 사연이 있다.

우선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에 따르면 차태식이라는 이름은 이 감독이 예전에 준비하던 시나리오 주인공의 아버지 이름이다. 이 감독은 "원래 '아저씨'와는 전혀 다른 로맨틱 코미디를 준비중이었는데, 주인공 아버지는 전당포를 운영하는 '차태식'이었다"고 밝혔다. 태식이라는 이름에서 거칠고, 남자다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이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를 접고 '아저씨'를 준비하면서 차태식을 주인공으로 '승격'시켰다. 처음 '아저씨' 시나리오 초고의 차태식이 40대 전당포 주인으로 그려졌던 것은 이런 사연 때문이다.

'해결사'의 강태식은 각본을 쓴 류승완 감독의 전작 '주먹이 운다'의 캐릭터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주먹이 운다'에 출연한 최민식의 극중 이름이 강태식이었다. 류 감독은 "과거 작품의 캐릭터 이름을 자주 쓰는데, 이름 붙이기가 귀찮기도 하고 전작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코미디 영화 '방가? 방가!'의 방태식은 느낌이 좀 다르다. 육상효 감독은 "처음에는 방봉팔 등 여러 가지 촌스러운 이름을 놓고 고민했지만, 태식이가 가장 잘 어울린다"며 "가장 친밀하고, 착해 보이고, 시골에서 올라온 백수에 걸맞게 열심히 사는 이미지까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