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강동원 꽃미남 연기파 흥행배우로 서다

원: '아저씨' 한달만에 500만 돌파 강: '의형제' 올해 흥행 1위 기록중

'얼굴만 잘생겼다' 꼬리표 떼고 수준급 연기력+흥행 두마리 토끼 잡아 …

　대표적인 꽃미남 스타 원빈이 불러 일으킨 흥행돌풍이 거세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감독 이정범)가 지난 4일 개봉 한 달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 한국영화 흥행 1위작인 '의형제'(546만명ㆍ감독 장훈)를 가볍게 넘어설 태세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의형제' 역시 대표적인 꽃미남스타 강동원이 주연을 맡았다.

원빈과 강동원이 올 한국영화 흥행 투톱으로 우뚝 솟았다. '의형제'와 '아저씨'는 5일 현재 올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흥행 배우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강동원, 원빈에게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얼굴만 잘 생겼을 뿐 연기력은 별로다'는 얘기였다. 올해 이런 평가를 단번에 씻어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할 만큼 발전된 연기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송강호, 설경구 못지않은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강동원이 먼저 화려하게 변신했다. 지난해 12월 23일 개봉한 '전우치'로 바람을 잡았다.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영화에서 강동원은 천방지축 악동인 전우치로 출연, 깜짝 연기를 선보였다. 500년 세월을 뛰어넘어 '한국형 히어로'의 탄생을 알렸다. '전우치'는 한 주 앞서 개봉된 '아바타'의 흥행 폭풍 속에서도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월 초 개봉한 '의형제'도 놀라웠다. 버림받은 남파공작원 송지원으로 출연해 '전우치'에서 보여준 연기 변신이 일회성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연기 9단' 송강호의 포스에 밀리지 않는 뚝심을 발휘했다.

'전우치'와 '의형제'에서 강동원은 날렵한 액션과 세밀한 감정 표현을 함께 선보였다. 두 영화가 같은 기간에 상영되는 상황에서, 껄렁한 한량과 신중하고 인간적인 간첩이라는 정반대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강동원은 연속 상영된 두 영화로 1100만 관객 돌파라는 이색 기록을 세웠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이나 'M'(2007)과 달라진 모습으로 어필했다.

원빈은 '아저씨'로 여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아저씨'는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관객 8만명, 주말 20만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예매율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추세가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깊은 상처를 지닌 전직 특수요원이 유괴된 옆집 아이를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는 스토리가 관객의 정서를 자극한다.

원빈은 '아저씨'의 원톱 주연이다. "한국 액션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액션 연기가 일품이다. 여기에 깊은 눈빛으로 섬세한 감정까지 표현하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원빈은 '태극기 휘날리며'(2004)로 1174만명을 동원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원빈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번에는 싹 달라졌다. 수준급 연기력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강동원과 원빈은 아직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 이병헌 등과 겨룰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일취월장한 연기력에 티켓파워까지 과시함으로써 차세대 흥행배우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