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시네마 리뷰] '죽이고 싶은'

김민호(천호진)는 뇌졸중 환자로 반신 마비 상태다. 틈만 나면 자살을 시도한다, 어느 날 뇌 손상으로 전신마비에 빠진 박상업(유해진)이 뇌수술을 받고 옆 침대로 오는데, 그를 본 김민호의 눈빛이 달라진다.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가정을 파괴한 원수라는 것을 알아본 것이다. 죽이고 싶은 대상이 박상업으로 바뀐다. 반신불수의 몸으로 박상업을 공격하는 김민호와 사고로 뇌수술 후 전신마비와 기억 상실 상태에서 공격을 받아치는 박상업. 하지만 새로운 진실과 반전이 나타나며 영화는 결말로 향한다. 아쉬운 점은 의학적인 검증이 완벽하지 못한 것이다. 옥에 티 몇 가지를 찾아보자.

첫째, 김민호 같은 재활 단계의 환자는 중환자실이라고 하는 집중 치료실의 입원 대상이 아니다. 재활 병동에 있어야 한다.

둘째, 뇌수술 후 중환자실로 온 박상업은 김민호의 공격으로 몇 차례 재수술을 받는데, 그런 중환자를 간호사들이 24시간 모니터링하지 않고 환자들끼리 놔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즉 김민호와 박상업은 의학적으로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토리의 핵심인 두 환자의 대결은 과장이 없지 않아 공감이 떨어진다.

셋째, 박상업이 뇌의 심한 손상으로 혈관과 신경을 잇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는데, 그런 수술은 없다. 뇌에 심한 부상을 받으면 두 가지 양상의 손상이 일어난다. 하나는 뇌의 부종으로 뇌의 세포가 손상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뇌혈관의 파열로 인한 출혈로 뇌세포가 손상되는 경우다.

이 경우 신경외과적 수술은 제한적이다. 즉 머릿속에 고인 피를 제거하거나 뇌압을 떨어트리기 위한 두개골 혹은 뇌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이 대부분이다.

영화에서와 같이 손상된 뇌신경을 이어붙이는 수술은 아직까지 묘연하다.

　< 임재현 나누리병원 의무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