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30조원 투자한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 30조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 전자업계 빅뱅의 '주도권'을 잡겠습니다."

최지성 사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의 가전박람회 'IFA 2010'에 참석한 뒤 3일(현지 시각) 기자들과 만나 각 사업부의 내년 계획을 조사한 결과 투자수요가 30조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투자수요가 많다는 것은 앞으로 사업기회가 더 많다는 의미"라며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새로운 혁신제품 개발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복귀와 관련, 그는 "주인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일본 기업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향후 경영방향에 대해선 "모바일,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서 3대 빅뱅이 일어나고 있는 전자산업에서 1등 업체로서 '스마트 크리에이터(창조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콘텐츠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세계 최초의 TV용 응용프로그램 장터인 '삼성앱스'를 확대, 스마트TV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것. 삼성앱스는 현재 107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서는 "갤럭시S폰과 웨이브폰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면서 1위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공개한)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은 갤럭시S의 성공을 이어받아 스마트 모바일 혁명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자만심으로 시장주도권을 상실하는 '선도기업의 딜레마'도 언급했다. 최 사장은 "과거 전자산업에서 미국·일본 기업이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시장의 부상으로 시장 주도권을 상실하는 '선도기업 딜레마'가 빈번히 발생해 왔지만, 삼성전자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