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종료로 전액 손실 방지 투자 위험도는 여전히 높아
새로운 파생상품인 KOBA(조기종료)워런트가 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된다. KOBA는 'knock out barrier'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미리 정한 장벽(barrier)에 도달하면 곧바로 청산(knock out)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기존 ELW(주식워런트증권)보다 상품구조가 간단하고 변동성과 위험성이 낮은 것이 특징.
KOBA워런트를 이해하려면 먼저 ELW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ELW란 쉽게 말해 미래의 어느 시점에 개별 주식이나 지수가 오를지 내릴지를 놓고 내기를 건 다음, 그 권리를 증서로 만들어 사고파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8만원인 A기업의 주식을 6개월 후 8만5000원에 살 수 있는 1000원짜리 ELW가 있다고 하자. 투자자 B씨가 해당 기업의 전망을 밝게 보고 이 ELW를 샀는데 6개월 후 주가가 10만원이 됐다면 이 사람은 그 권리를 행사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8만4000원에 그쳤다면 투자금을 몽땅 날린다.
그렇다고 반드시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다. 만기 이전에 주식시장에서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더 많다.
행사가격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질수록 ELW 가격은 오르고, 반대라면 가격이 내리는데 기초자산보다 등락폭이 훨씬 크다.
ELW는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데다 가격 변동성과 레버리지(기초자산 대비 수익률)가 높고, 주가 상승은 물론 하락시에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기적 수요가 강한 개인 투자가들에게 인기있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KOBA워런트는 이런 ELW에 '조기(早期) 종료'라는 완충재를 넣어 변동성을 줄인 상품이다. 앞의 예에서 'A기업의 주가가 7만5000원까지 떨어지면 투자자에게 일정액을 돌려주고 거래를 정지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식이다. 이를 통해 B씨는 투자금 일부를 만회할 수 있다. 또 KOBA워런트는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지수로 한정되고, 상품구조가 단순해 수익 내기가 ELW보다 수월하다.
그럼에도 투자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우선 KOBA워런트에 투자할 때는 조기 종료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조기 종료 이후에는 기초자산이 투자자의 예측대로 움직인다 해도 그 이익을 누릴 수가 없다. 또 조기 종료 발생가와 기초자산 가격의 간격이 좁은 종목은 레버리지가 높은 대신 조기 종료 위험성도 그만큼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조기 종료 발생가에 가까워지면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 김기우 파생상품부장은 "KOBA워런트는 주식 투자에 비해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목표 수익률과 손절매 기준을 세워놓고 자금을 관리해야 한다"며 "이런 원칙을 지킨다면 신경도 덜 쓰이고 비교적 안전한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일 10개 증권사가 발행한 135개 종목의 KOBA워런트가 상장되는데, 각 증권사는 사이트를 개편하고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손님 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29일까지 온라인 매매 고객에게 거래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거래대금 상위자에게 총 15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는 상장 기념 이벤트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