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의 스타앵글] 웃을 때 보이는 눈가의 잔주름...인간적인 김태희

여자연예인들은 사진 촬영을 하고 나서 사진이 예쁘게 나왔는지 꼭 확인하고 싶어한다. 김태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영화 '그랑프리'의 개봉을 앞두고 김태희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와 사진촬영이 끝나자 김태희가 기자에게 다가와 카메라 모니터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런데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내가 찍은 게 마음에 들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즈음 김태희가 "왜 이렇게 뚱한 표정을 짓고 있지?"라고 말했다. 사실 영화 개봉 전 배우들의 인터뷰는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이 이뤄진다. 한 명의 배우가 온종일 약 1시간 간격으로 각 언론사 기자와 돌아가며 인터뷰를 한다. 오후쯤 되면 지치는 게 당연하다. 사진에도 그게 그대로 묻어난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닌 사진이 나온다. "아까 인터뷰할 때 좋은 표정들을 많이 찍었어요."라고 김태희에게 말했다. 그제야 좀 안심이 되는 표정이었다.

김태희는 기자들도 마음이 설레는 여자배우다. 수많은 여자연예인과 만나다 보면 그들의 외모에 대한 감정이 무뎌진다. 단지 이성적 평가를 하게 될 뿐이다. 그런데 김태희는 그러기엔 너무 예쁘다. 한 남성 기자가 김태희와 관련된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김태희를 만나기 위해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후 먼저 화장실에 들렀다.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매만지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 볼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문 앞에 한 여성이 화장실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상황. 그런데 그 여자가 다름 아닌 김태희였다. 순간 가슴이 '쿵'하고 울렸고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여자 배우에게 '완벽한 미모'라는 것이 꼭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표정들이 그 '완벽함'에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인간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더구나 김태희는 공부까지 잘한 '엄친딸'이 아니던가!

인터뷰 내내 김태희는 많이 웃었다. 사진촬영을 위해 웃는 게 아니라 진짜 웃었다. 그리고 웃을 때 보이는 눈가의 잔주름이 그녀를 비로소 인간적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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