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왕'으로 첫 코미디 도전하는 한재석, "냉정 카리스마는 다 연기예요, 연기!"

"영화는 코미디지만, 저는 개그를 안 해요. 코믹한 대사나 몸 개그는 없어요. 실망하시려나?"

'원조 꽃미남', '엄친아' 이미지로 유명한 배우 한재석. 이미지에 어울리게 사연 있는 남자주인공이나 냉정한 재벌 2세 역할을 주로 해 왔다. 그런데 이번엔 장진 감독의 버라이어티 코미디 영화 '퀴즈왕'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의외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맡은 역은 흥신소 직원 '상길.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엉뚱한 성격이다. 개그는 안 할지 몰라도, 확실히 지금까지의 캐릭터와는 달라 보인다. '퀴즈왕'으로 스크린에서 재도약을 준비하는 한재석을 만났다.

　▶진지남? 알고보니 웃음 넘치는 유머남

'퀴즈왕' 포스터에서 코믹한 표정을 하고 있는 상길과 진지해 보이는 한재석은 잘 매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재석은 "저는 원래 아주 밝은 성격"이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데뷔 때부터 이상하게 강하고 딱딱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죠. 이제는 좀 더 편하게 다가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하게 됐어요." 이번 영화를 하게 된 건 장진 감독과 사석에서 친해진 것이 계기였다. "제가 편한 자리에선 정말 웃음이 많거든요. 제가 잘 웃는 모습을 보시더니 이런 모습을 밖에 보여줘야 한다고 하시면서 '퀴즈왕' 출연을 제안하셨어요." 진지한 이미지와 달리 모임을 하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고. "술은 잘 못해요. 한 두잔만 해도 얼굴이 빨개져요. 즐겁게 노는 걸로 승부하죠.(웃음)"

　▶젊음의 비결은 비타민 C

1973년생, 어느덧 37세다. 하지만 한재석은 "저는 아직 어려서요"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그의 '어리다'는 기준이 궁금했다. "선배님들이 남자 배우는 40대가 돼야 진짜 멋이 나온다는 말을 하셨어요. 제 생각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아파도 보고, 실연도 해 봐야 진짜 배우로서 깊은 모습이 나온다고들 하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먼 것 같아요."

마음처럼 모습도 20대 청춘스타 때와 큰 차이가 없는 한재석에게 비결을 묻자 그는 광고의 한 장면처럼 "비타민C예요"라고 외치며 웃었다. "최근 1년간 비타민 C를 계속 먹었는데, 확실히 피로회복에 좋아요." 비타민 C를 예찬하던 한재석은 곧 다시 진지한 얼굴로 "사실 아직 '어려서'(웃음) 특별히 뭘 할 필요는 없어요. 세 끼 밥만 잘 먹으면 되죠"라고 모순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