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김태희, "말 타느라 엉덩이에 피멍 들 정도"

"여기수 역할을 소화하느라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였다"는 영화 '그랑프리'의 주연 배우 김태희가 촬영 뒷얘기를 털어놨다.

역경을 딛고 여기수 최초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하는 주희 역의 김태희는 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그랑프리' 기자간담회에서 "말을 워낙 많이 타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엉덩이 닿는 부위에 마찰이 심해서 피가 나기도 하고, 멍도 들고 고생이 많았다"며 웃었다.

고생을 가장 많이 함께한 존재는 다름아닌 말. 영화를 찍는 중 사람보다 더 민감하기로 유명한 말과 함께 작업하느라 에피소드도 많았다. 우선 김태희는 '그랑프리'에 경주마로 나오는 '탐라'가 한 마리가 아니라고 밝혔다. '탐라' 역할만 총 네 마리가 소화했는데, 그것도 역할 분담을 해서 연기했다고.

"달리는 장면에서는 잘 뛰는 말, 가만 있는 장면에서는 조용히 잘 있는 말, 또 제 말에 반응해야 할 때는 고갯짓에 능한 말을 가지고 촬영했어요. 그렇게 하는데도 말이 워낙 겁많고 예민해서 항상 긴장하고 조심했죠."

말의 기억력이 너무 좋은 것도 영화 촬영하는 데는 오히려 힘들었다. "촬영을 오래 하다보니 말들이 '슛, 레디, 액션'이라는 촬영 용어를 기억했어요. 그래서 그 말만 나오면 산만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나중엔 그 말을 안 쓰고 '원, 투, 쓰리'라는 말로 바꿔서 촬영했어요."

양윤호 감독은 "배우들이 말을 사랑해 줘서 촬영을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적절할 때 말이 좋아하는 사과를 먹이는 등 배우들이 신경쓰지 않았다면, 이렇게 쉽게 촬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