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DMZ 사진전' 세대 초월한 관심 끌어

금단의 땅 'DMZ(비무장지대)'의 속살을 속속들이 감상할 수 있는 'Inside the DMZ' 대구 사진전에 세대를 초월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행소박물관 1층 특별전시실. 이 대학 체육학과 및 사회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20여명의 건장한 남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벽면에 걸린 60여점의 사진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복학생, 이른바 '복우회(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학생들의 모임)'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알록달록한 위장 도색에 철조망이 겹겹이 휘감겨져 있는 강원도 고성 금강산GP의 전경을 비롯해 해병대 병사들이 서로 도와가며 침낭을 터는 모습, 겨울용 설상복을 착용한 대원들이 수색활동을 펼치는 모습 등을 보며 저마다의 군생활을 추억했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군복무를 마친 한민규(24·사회체육학과 3년)씨는 "내가 군생활을 했던 곳보다 훨씬 위험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병사들을 보니 안쓰럽다"며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사진을 통해 이렇게 접하니 우리 장병들의 모습이 듬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정인(24·체육학과 2년)씨는 "전시된 모든 사진들이 세밀하게 찍혀 있어 가슴에 팍팍 와 닿는다"며 "특히 추운 겨울 날 경계근무를 서는 한 병사의 모습과 초소 뒤 얼어붙은 강물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가슴 한켠에 젊은 시절의 군 생활을 간직한 채 찬찬히 전시작품들을 들여다보는 백발의 관객도 눈에 띄었다.

위인권(68·달성군 서재리)씨는 "우리가 근무할 때보다 시설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장병들이 입은 군복의 실밥 하나하나까지 생생히 담은 우리 땅, 우리 군인들의 사진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웃었다.

국방부(육군본부)와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사진전은 지난 2일 개막돼 6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두 900여명의 관람객이 동족상잔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비극의 현장이자, 수십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생태의 보고(寶庫)를 직접 확인하고 돌아갔다.

행사에선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DMZ', '시간이 멈춰버린 DMZ', '생명의 땅, DMZ', '소망의 땅, DMZ' 등 4가지 주제에 따른 60여점의 사진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또 2개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본지 특별취재팀이 촬영한 나머지 사진 300여점과 영상물들도 감상할 수 있다. 오는 11월 30일(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3개월 동안 열리며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60세 이상·군인·경찰 등은 무료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계명대 행소박물관(053-580-6992)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