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지나쳤던 소품도 예술이네

생활에서 무심히 대하는 소품도 예술이 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이도갤러리에서 열리는 '장응복 패브릭전'(17일까지)은 평소에 보던 벽지, 커튼, 가구, 조명을 작품이면서 동시에 제품으로 활용한 미학적 감각을 보여준다.

천으로 독창적인 색감을 펼쳐보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장응복은 옛것에서 우리 고유의 미를 찾아 현대적으로 선보이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과 서양,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실용적인 작품이 선보인다. 조선시대 문짝에 나타난 전형적 모양을 기하학적 패턴으로 디자인한 테이블 조명도 있다. LED 전구와 한지로 만들어 친환경적 요소도 더했다. 포인트 벽지와 원형 쿠션에서는 고풍스러움과 현대적인 해석이 동시에 엿보인다. 전통 한복을 응용한 커튼 디자인과 동·서양의 미감이 스며든 의류는 천으로 빚어낼 수 있는 깊고 오묘한 세계를 보여준다.

장응복전에 이어 열릴 정길영 개인전(9월 17일~10월 4일·이도아트스페이스)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담은 그릇을 보여준다. 그릇에 손잡이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손잡이에 그릇을 붙였다. 컵의 손잡이를 인체 모양으로 만들거나 천진난만한 그림으로 꾸민 독특한 작품도 있다. (02)722-0756